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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중년의 배신>이라는 책을 읽었다.
제목에 끌려 보게 되었는데 탁월한 선택인 듯 하다.
김용태라는 상담을 하시는 분의 책인데, 중년이 되면서 달라지는 변화 - 직장에서의 변화, 가족과
의 관계 변화, 신체적인 변화, 심적인 변화, 부부간의 변화 -에서 갈등과 혼란을 겪고 있는 중년,
특히 남성들과의 상담사례를 통한 중년의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옮겨본다.
◎중년에는 중년기의 숙제가 있다.
아울러 중년기 자체의 발달과제도 있다.
중년기는 다음 세대를 돌보는 헌신이 필요한 시기다.
어떻게 하면 잘 나눠주고 돌볼 수 있는지 배우는 때다.
이 과제를 잘 수행하면 자녀(또는 다음 세대)와 친밀감을 형성하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고,
노년기에 자아 통합을 이루고 지혜롭게 살 수 있다.
노년은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기능이 쇠퇴하고 없어지는 시기다.
그래서 지혜로운 마음이나 넉넉한 마음이 없으면 아주 어렵고 힘들다.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려면 중년기의 과제인 나눔과 돌봄을 잘 실천해서 자녀 세대와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자식을 키운 중년 남성들은 자녀가 부모를 나 몰라라하면 참으로 허망한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내 자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자녀들도 그렇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 세대는 이런 자녀 세대를 도와주되 보상을 바라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자신을 성장시키지 않으면 중년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중년기에 배워야 할 덕목은 '비우기'다.
그동안 많은 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 온 인생의 방향을 돌려야 할 때다.
다른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이다.
자신의 꿈, 생각 그리고 앞으로 미래에 되고 싶은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에겐 다른 사람들을
마음에 넣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비움'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마음에서 버리는 행위이다.
성공을 위해서 쉼없이 달려온 나의 생각을 잠시 내려 놓을 필요가 있다.
'무엇을 위한 성공인가?' '성공을 통해서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내 곁에는 누가 있는가?'
'그 사람들과 나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질문을 하지 않으면 그 동안의 삶에서 내가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가지고 채우는 것에서 나누고 비우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하려면 이런 마음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중년기까지의 삶은 일 지향적, 타인 지향적, 사건 지향적이었다.
전부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중심으로 관점을 돌려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언제나 눈에 보이는 것들의 근원이다.
인간의 근원은 신념이다. 이 신념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신념이란 믿음이다.
형체도 없고 일정한 틀도 없는 신기루같은 것이지만, 인간의 마음에 신념이 없으면 인간은
뿌리없는 나무와 같다.
생텍쥐 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그래서 이제 사람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업적 중심의 삶에서 사람 중심으로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어차피 중년이 지나고 노년으로 갈수록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결국 사람밖에 안 남는다.
그동안 소홀히 생각했던 주변 사람들하고의 관계 정립을 새롭게 해야 한다.
새로운 관계는 '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이롭게 해주느냐'의 관점에서 정립되어야 한다.
◎새로운 부부 관계. 즉 공감적 부부 관계를 하기 위해서는 남녀가 어떻게 대화를 하는지
그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화에 미숙하고 필요에 의해서만 대화를 하는 것이 남자의 특징이지만, 중년이 되면 남자도
여자의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서적인 관계가 가능하다.
미주알고주알 남자에게는 쓸데없어 보이는 얘기가 부인에게는 생명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 아내가, 내 딸이 나한테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행동은 딸과 아내가 활력이 있는 상태임을
시사한다.
필요하면 눈도 마주치자.
눈을 마주치는 행동이 참 중요하다.
남자들은 쓸데없는 얘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눈을 안 마주친다.
그런데 눈을 마주치는 행동을 하면
상대방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마음을 열게 된다.
여자들은 이야기를 하면서 눈을 마주치게 되면 그 눈길을 통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느낀다.
부드럽게 눈길을 마주치면서 사랑의 마음을 느끼고 싶은 마음이 곧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행동양식이다.
그런데 그 눈길은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래서 남자들에게는 참 어렵다.
어렵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다.
그렇게 부인과 정서적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
◎여자는 감정적이다.
감정은 논리를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충동적이고 느끼는 데로 움직인다.
자신들이 하는 이야기를 상대방이 듣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반면 남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렇기 때문에 남성들의 대화는 딱딱하게 느껴지고 때로 썰렁하기까지 하다.
남성들은 마음의 느낌이나 생각들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
특히 남성들은 작은 갈등에는 잘 표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웬만한 갈등은 넘어 가려고 하고 갈등이 불거지면 말을 하지 않고 생각하려 한다.
생각한 뒤 한꺼번에 말을 하거나 결론만 말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여성들은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표현한다.
말을 하지 않을 때는 표정이나 행동으로라도 감정을 표현한다.
여성은 표현을 통해서 남성과 관련을 맺으려 한다.
상대방이 자신이 말하는 내용이나 느낌을 공감해 줄때 좋아한다.
◎밥 먹는 문제로 싸우는 가정이 많다.
남자는 집에 와서 배가 고파 밥을 먹고 싶기도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싶은 정서적
욕구로 밥을 찾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부인은 이런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남편은 배고픈 상태에서 정서적 사랑은 고사하고 자신을 공격하는 말을 듣게 된다.
이럴 때 남편이 마음을 말로 표현하며 좋겠지만, 남편은 어떻게 표현할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화를 내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기 일쑤이다.
남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밥에 정서적 욕구를 담는 것을 줄이고,
여자들은 남자의 '밥 달라'는 말에 많은 의미가 있음을 이해해 준다면 밥 때문에 싸우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이다.
특히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 그리고 "소홀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라.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롭게 해줄지를 생각하라."
학생때 졸업을 하면 다음 상급학교로 당연히 올라가는 것과 달리 중년은 시간이 지난다고
어른이 되고 생각이 자라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새롭게 배우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고 상대를 깊게 이해하는 것을 배우고 나를 비우고....
인생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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