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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화양연화" 지금 우리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순간에 있다.

    60년대 홍콩, 상하이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두 집이 동시에 이사를 온다.   한 집은 무역회사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아내 리첸과 그녀의 남편.   나머지 집은 지역신문의 편집장인 차우와 그의 아내이다.  차우의 아내는 호텔에서 일하면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졌고,  리첸의 남편도 사업상 일본 출장이 잦아 집을 비우는 일이 많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차우와 리첸은 이곳저곳에서 자주 마주치면서 얼굴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중요한 사실을 한 가지 알게 된다.   그것은 차우는 자신의 아내와 리첸이 똑같은 핸드백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리첸은 차우가 남편과 똑같은 넥타이를 매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우와 리첸 둘은 서로의 배우자들이 불륜관계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런 슬픈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각자의 배우자의 불륜을 알게 된 서로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결혼에 회의적이고 각자의 배우자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인생의 최악의 불행한 순간에 이 둘은 제목처럼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인 화양연화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것 또한 두 사람의 운명이 아닐까?   그래서 둘은 서로에서 의지하게 되고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소설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대화도 자연스러워지게 된다.   소설을 좋아해서 글을 써보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하는 차우는 리첸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기라도 하듯  마침내 글을 쓰게 된다.  차우의 글이 진행되면서 둘만의 공간도 생기게 된다.   바로 밖에서 둘이 만나는 호텔방에서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은 도덕적인 가치관으로 선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둘은 더 이상은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차우와 리첸은 헤어짐을 선택하고 되고 각자의 배우자들과는 다르게 가슴 아픈 결말을 맞이 하게 된다.   

    영화 "화양연화" 인생의 화양연화는 과거에 있다.

    제53회 칸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세계적인 감독인 왕가위 감독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또한 왕조위와 장만옥의 절제된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은 명작 중의 명작이다.  불륜 영화인 줄 알고 개봉 당시 아예 관심 밖이었는데,  이후 우연히 접하고 감탄했던 영화이다.  사랑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라고 한다면 어쩌면 불륜이라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쉽게 불륜에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주인공인 차우와 리첸은 좀 특별한 상황이다.  각자의 배우자가 불륜 관계에 있다.  홧김에라도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할 수도 있었겠지만, 홧김에 불륜을 저질렀다면 화양연화는 명작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둘은 성숙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성숙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식의 사랑을 했던 것이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결코 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아름다운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뜻한다는 화양연화가 차우와 리첸에게는 전혀 맞는 표현이 아니다.   배우자의 불륜 상대의 만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은 지나고 나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둘에게 화양연화는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먼 훗날 회상해보니 그 순간이 화양연화였다고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영상미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왕가위 감독의 영상미는 영화에 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나 같은 사람도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컷 한 컷 눈을 뗄 수가 없다.  두 주인공에 대해서도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칸영화제의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양조위의 절제된 연기 특히 대사 없이 하는 감정표현이나 눈빛 연기는 한눈팔 수 없게 한다.  장만옥의 절제된 연기도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울함이 지속되는 분위기와 애잔함이 있는 양조위의 표정이나 공허함이 깃든 장만옥의 표정 등이 영화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에 TV 영화프로에서 봤는데, 장만옥의 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짐 없는 그 머리는 5시간이나 걸려 만드는 스타일라는 말을 듣고 혼자서 엄지를 들었다.   나에게는 두고두고 보고 싶은 영화 5위 안에 드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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